백제 후기의 수도였던 사비는 북, 서, 남을 금강이 천연의 해자 역할을 하였고, 동쪽부분만 인공적인 방어시설(나성)을 설치하였다. 나성은 동아시아에서 새롭게 출현한 도시 외곽성의 가장 이른 예 중 하나로, 도시 방어의 기능을 가질 뿐만 아니라 도시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상징적 경계로서 역할을 하였다.
사비도성
불교의 권위가 잘 드러나는 도시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왕궁은 수도의 북편에 위치하며 사찰이 수도의 중심에 위치한다. 중국의 수도 조성 원리를 채택하면서도 백제만의 고유한 특징을 더하였다. 중국의 도성 조성 원리는 왕궁과 도시를 외곽성이 감싸야 하나 금강에 의한 방어의 장점으로 나성은 동쪽에만 축조하였다. 또한 왕궁을 보호하기 위하여 산성을 사용한 전통은 지속되었다.